美 빅테크 AI칩 수주 놓고, TSMC·삼성·인텔 진검승부

입력 2024-04-08 21:01   수정 2024-04-09 01:14

TSMC가 미국 투자액을 기존 4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62.5% 증액한 건 인공지능(AI) 칩을 생산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패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된다. 애플, 엔비디아, AMD 등 AI 반도체를 설계하고 TSMC에 생산을 맡기는 미국 ‘큰손’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고객들에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2위권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것이다.

TSMC는 8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 3개의 공정 로드맵을 공개하며 ‘첨단 칩 독식’ 의지를 드러냈다. TSMC의 미국 공장에는 대만에 필적할 정도의 ‘최첨단’ 생산라인이 들어서게 된다.

현재 짓고 있는 첫 번째 공장에선 2025년 상반기부터 4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을 활용해 칩을 만든다. 4㎚는 현재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퀄컴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신제품을 양산하고 있는 최첨단 공정이다. 2공장에선 2028년부터 2㎚ 제품을 양산하게 되고 3공장에선 꿈의 공정으로 불리는 1㎚대 제품을 생산할 전망이다.

TSMC는 애리조나주에 최첨단 패키징(여러 칩을 한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공정) 라인도 짓는다. 파운드리에서 생산한 칩을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대용량 D램과 묶어 ‘최첨단’ AI 서비스용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서다. TSMC는 ‘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CoWoS)’로 불리는 최첨단 패키징 서비스를 앞세워 AI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TSMC의 대규모 투자에 화답해 총 116억달러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이 반도체를 발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반도체 생산량은 전 세계 40%에서 10%까지 줄었다”며 “이런 흐름을 되돌려 2030년까지 미국이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생산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도 발표한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 투자를 기존의 두 배 이상인 440억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삼성전자가 이달 15일 테일러시에서 이런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AI 반도체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추가 투자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업계에선 미국에서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 파운드리 기업의 진검승부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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